작성일 : 13-11-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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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나우
 조회 : 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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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 끝자락 한기와 찬란한 봄빛이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공동체 기족들 환절기 건강은 어떠신지요?
올 한 해 시작하며 다짐했던 것들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몫은 어떻게?’ 고민하며 잠시 의기소침했었습니다.
처음 그 마음을 기억하며 요즘 그런 마음들을 정리해봅니다.
어찌 이리도 시간은 빠른지...
시작이 어제인 것 같은데 어느덧 3월도 중턱을 넘어서면서 마음 분주하지만
한걸음 덜 가고 멈춰서는 시간들이 같이 공존할 수 있도록
마음 한켠 비워두려고 합니다.
묵묵히 곁에 머물며 보내주는 지지와 사랑만이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다시 새기게 됩니다.
너덜너덜한 걸레
쓰레기통에 넣으려다 또 망설인다
이번에 버려야지, 이번엔 버려야지, 하다
삶고 말리기를 반복하는 사이
또 한 살을 먹은 이 물건은 1980년 생
연한 황금색과 주황빛이 만나 줄을 이루고
무늬 새기어 제법 그럴싸한 타올로 팔려온 이놈은
의정부에서 조카 둘 안아주고 닦아주며 잘 살다
인천 셋방으로 이사 온 이래
목욕한 딸아이 알몸을 뽀송뽀송 감싸주며
수천 번 젖고 다시 마르면서
서울까지 따라와 두 토막 걸레가 되었던
20년의 생애,
더럽혀진 채로는 버릴 수 없어
거덜난 생 위에 비누칠을 하고 또 삶는다
화염 속에서 어느덧 화엄에 든 물건
쓰다쓰다 놓아버릴 이 몸뚱이
(김해자, 인연)
눈꼬리가 쳐져서 순한 눈매의,
시린 세월을 보낸 탓인지 ‘관대한’ 마음이 된 시인이
‘해탈’까지 하려나 봅니다.
“화염 속에 어느덧 화엄에 들어/쓰다쓰다 놓아버릴 이 몸뚱이”는
평생 누군가의 몸을 뽀송뽀송 닦아주고,
얼룩진 세상을 훔치며 거덜난 육신입니다.
그래서 영혼은 더욱 맑아집니다.
갑자기 “죽으면 썩을 몸”이라며 몸 부릴 줄 알았던
추억 속의 옛 어른들의 한 마디가 가슴에 아려옵니다.
지난 십수년 동안 ‘휴가’란 염두에 없었습니다.
쉬고 싶어도 몸은 바스라지지 않았고,
그런대로 견뎌주는 바람에 ‘자발성 없는’ 나는 휴식을 알지 못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남 탓을 할 게 없습니다.
그래도 때론 아니 자주 소위 ‘슬럼프’에 빠지곤 합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더욱 심했습니다.
시간만 붙잡고 있을 뿐 제대로 해낸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큰 탈 없이 지낸 것이 다행입니다.
요즘 들어서 기운이 다시 회복되고 있는데, 아마 봄 계절 덕인 것 같습니다.
화염 같은 세상을 화엄으로 갈아엎자고 시작한 일입니다.
봄빛이 완연해져가면 내가 아니어도 거리에, 고즈녁한 산역에 즐비한
푸릇푸릇함과 봄꽃이 마치 가을녘 화려한 단풍과 낙엽처럼
거리를 화엄 장식하는 듯해서 다행입니다.
그만큼 나도 그 참에 나도 덩달아 일하고 싶어집니다.
날씨가 포근해지면 겨우내 지겨웠던 육신이 사랑스러워집니다.
내 몸의 온기를, 또 내 안의 생기를 내가 느낄 수 있어서
봄은 나를 내가 존중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고마운 계절입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젖었다 마르는 수건처럼,
마르면 더 뽀송뽀송해지는 수건처럼 고난을 통해 성숙해 가는 법입니다.
슬럼프를 겪어야 지친 어깨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궂은 날 괘념치 말고 맑은 날 생각하며 걷기로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에머슨이 전한 말을 떠올리며,
그 말을 염두에 두고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서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믿던 이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도 않고 사랑받지도 못하는 것은
우리의 감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대단히 잘못 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고, 아무 것도 받지 않는 것 역시
우리 삶의 본질인 의사소통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될 때,
당신은 병에 걸리게 됩니다.
치유란
우리 삶에서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무엇인가를 주고받고 싶다는 의욕을 되찾는 것입니다.
이제 땅에 누운 낙엽은 서둘러 흙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당연한 순환의 길 위에 모든 생명이 서있기도 합니다.
나무 밑에 고스란히 내려앉은 낙엽을 보며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 열매만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건강하시고,
하나님 사랑 안에서
서로를 늘 기억하며 아름다운 마음들, 따뜻한 정 듬뿍 나누시길 기도합니다.
우리집 공동체 ::: 베어진 구루터기 버려진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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