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고니아, 메리골드, 제라늄, 백일홍, 솔체.......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맞이하며 나는 꽃집을 들러 예쁜 꽃을 사들고 왔다.

꽃집에서 가지고 온 꽃들을 공동체 한 켠에 잠시 내려놓고
호미, 꽃삽, 상토, 화분 등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서
슬슬 화분에 옮겨 심을 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꽃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어디에 어떻게 심을지
머릿 속에 그림을 그려본다.
이 꽃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음 지을 우리 가족들 생각에,
그리고 공동체를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잠시나마
이 꽃으로 마음의 힐링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리고는 머릿속에 그려놓은 그림대로 하나씩 하나씩 꽃을 옮겨심는다.
베고니아를 나무화분에 옮겨 심고 제라늄을 하얀 사기화분에 옮겨 심어
화려한 다홍색의 꽃잎을 자랑한다.

공동체 화분에 옮겨 심은 꽃들을 한자리에 모아두고
한잎 두잎 시든 잎들을 정리하며  마지막 꽃 손질을 한다.

그리고 화분을 놓을 공동체를 한 번 둘러본다.

공동체 입구 앞에서 발걸음 멈추고
베고니아 화분 하나.

현관 계단 앞에서 발걸음 멈추고
샤피니아 화분 하나.

루가의 집 옆
항아리 위에서
발걸음 멈추고
마가렛 화분 하나.
 
지나가는 가족들이 이쁘다 말하며 아름다운 미소로 바라본다.

꽃집에서 가지고 온 꽃들.
공동체 안에서 자란 꽃들.

서로 하나가 되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종류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지만 아름다운 어울림을 보여준 것 같이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며 성격도 제각기 다른 우리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듬고 다듬어
서로의 다름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은혜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공동체 수반에 담긴 우리집 오아시스.
그 위에 아름다운 꽃들이 자라고 있다.
영란꽃, 미선꽃, 희태꽃, 선희꽃, 은숙꽃, 지연꽃........
그리고 우리 모든 공동체 가족들의 꽃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