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1

 연두 빛 나뭇잎이 점점 싱그러움을 더해가는 오월의 공동체 풍경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새 하얀 목련 꽃이 온통 공동체에 피어서 우리 눈을 황홀하게 하더니, 뒤이어서

짙푸른 영산홍이 온 공동체에 흐드러지게 피어서 분홍빛으로 물들이더니, 이제는

연 녹색의 나뭇잎들이 우리 마음과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공동체 정원에 여러 모양으로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의 마음을 힐링하게 해 준다.

 원예프로그램으로 예쁜 화분에 제라늄, 다알리아, 베고니아 등 꽃을 심고 각자 이름표를 

붙여 주었더니 우리 식구들 너무 좋아하며, 물도 열심히 준다.





스케치 2

 아침에 출근해 차에서 내리면, 양환님은 어느새 뛰어 와서 가방을 받아 주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경무님, 현무님, 동수님등 도 간간이 달려와서 반가운 얼굴로

맞아 준다. 

내가 저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저들한테 받는 사랑이 더 큰 것 같다.

 용준님은 자기 뜻대로 안되면 특유의 고함을 질러대며 소란을 피우고, 기회만 되면

온 공동체를 뒤져서 먹을 거를 찾아 헤매지만, 그래도 미워 할 수 없는 귀염성이 

그에겐 있다. 

 은숙님은 자기를 “애기씨” 라고 불러 달라고 하며, 막무가내의 고집쟁이로 유명하다.

 한 동안은 식사를 남보다 두 배는 더 하며, 밥을 더 달라고 떼를 쓰더니, 요즘에는

“ 살찌면 안된다” 며 밥을 너무 조금씩 먹어서 걱정이다.  분열증으로 이상한 행동을 

할 때도 많이 있지만, 한 가지 일이 주워지면 아주 꼼꼼하게 잘 해 내는 똑순이기도 하다.

30 여명의 우리 장애 식구들은 여러 유형의 특성과 아픔이 있다. 

 때로는 다투기도 하며, 말썽을 부릴 때도 있지만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마음이

여리다. 





스케치 3

 공동체의 한 가족이 되어 거주인들을 섬기면서 마음이 부자가 된 기분이다.

 직원미팅이 아침마다 있는데 서로 아침인사를 건네는 얼굴들이  반갑다.

 목사님이 잠깐 말씀 묵상을 하고 난 후 직원들에게 질문도 하시며, 농담이라도

건네시면 모두가 파안대소를 하며 웃는다. 

 각기 성향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르지만 좋은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이다.

 식구들과 때로는 짖굿은 장난도 치며 때로는 친구로, 선생님으로 다가가는 모습들이

정겹다.

 오늘도 우리 가족들은 서로 부대끼며 떠들며 또 하루를 보낸다.



                       - 생활재활교사 황규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