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8-20 08:30
사람의 시각과 하나님의 시각의 차이 - 충남대 명예교수 임종석
 글쓴이 : 안타레스
조회 : 1,748  
사람의 시각과 하나님의 시각의 차이
그대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충남대 명예교수 임종석


저는 지금 정말이지 시시한 이야기를 좀 하려 합니다.
시시하지만 누구라도 한 번쯤 생각해 본다 해서 그리 나쁠 것도 없을 것 같은 이야기,
며칠 전에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시내를 지나는 편도 4차선의 대로변에 아울렛이 하나 있어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차도 가에다가 되도록 인도에 바짝 붙여 차를 세워 놓고
쇼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그리한 차주에게 가끔이기는 하지만
주차위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아울렛에서는 이면의 골목길에 차를 대놓으라 권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차 두 대가 겨우 비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입니다.
차를 대려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니 길 한 면에 이미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차들이 일렬로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간신히 빈자리 하나를 찾아 차를 세워 놓고 보니
남의 집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어 조금 후진을 했더니
이번에는 차의 트렁크 쪽이 그 동네에는 별로 없는 차고에 조금 걸리게 되었습니다.
전진과 후진을 몇 번인가 하여 앞의 출입문과 뒤의 차고의 출입에 크게는 불편하지 않도록
차를 대어 놓았습니다.

바지를 하나 고르고 있는데, 차를 좀 빼어 주어야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서둘러 달려가서 차 쪽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고
어디에 있었든지 여자 한 분이 골목이 쩌렁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70대 중반은 넘어 보이는데도 짙은 화장이
할머니라는 호칭을 망설이게 하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젊잖은 분이… 나이깨나 든 분이… 등등의 비교적 점잖은 것 같은 표현을 써 가며
남을 망신을 주는 데 이골이 난 분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죄송합니다 만을 되뇔 뿐 어떻게도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며 저는 모멸감이라고도 낭패감이라고도 할 수 없는,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을 것 같은 언어의 그런 개념의 심정이 되어
얼굴만 굳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좀 뒤에 알고 보니 그분의 집 차고는 차들이 세워져 있는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차를 세울 때에도 거기에 차고가 있다는 것을 확인 못한 것은 아니었을 터인데,
아마 제 차 때문에 출차가 되지 못하리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일을 일단락 지는 저는 차를 빼어 골목길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 장면을 누군가 저를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을 같았습니다.
적어도 예전의 저 같았다면 말입니다.
잘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잘못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법주차를 했으니 잘못한 것이 분명하지만,
그 정도의 불법도 저지르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과연 얼마나 될까요.
뻔뻔하다 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앞으로 같은 경우에 처하게 된다 해도
남에게 피해가 좀 더 덜 가도록 세심한 주의는 기우리겠지만,
일부러 멀리까지 갔는데 주차를 하지 못해 볼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남과 맞서는 일은 하지 않으려
다짐에 다짐을 거듭해 오고 있습니다.
맞설 일이 생기면 무조건 피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서서 이긴다 해도 자신의 신앙이나 인격에
도움이 될 게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앞에서
‘그저 죄송합니다 만을 되뇔 뿐 어떻게도 할 도리가 없었’다 했습니다만,
‘도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맞서지 않으려 해서였습니다.
그러니 망신스럽다기보다 맞서지 않은 자신을
조금은 칭찬해 줘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그 장면을 저를 아는 누군가가 봤더라면
아마 속으로 ‘바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바보라면 얼마라도 더 되고 싶습니다.
그 장면을 하나님께서도 보셨다면,
아니 분명히 보고 계셨을 것입니다만,
그분께서는 그런 저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역시 바보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이 저 같은 경우를 당하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런 곳에 차를 세워 두는 것은 불법주차이니
절대로 그리하지 않겠다고 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대는 정말이지 준법정신이 투철한 분이십니다.
그대 같은 국민이 자꾸자꾸 늘어 간다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틀림없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 된다면 나라나 지자체는 주차시설을 대폭 늘여야 하겠지요.
또 하나, 그 여자 분과 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똑같이 당하신다면
그대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대응하시겠느냐는 말입니다.

제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잘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불법주차를 해 놓고 잘했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이 땅에서 살다 보면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니
신앙인으로서의 자신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맞서서 이기는 것과 지는 것,
맞서지 않도록 피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신앙인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점검해 보고 재정립해 보자는 것입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2:5)

                    충남대 명예교수 및 우리집공동체 원로목사 임종석

홍석태 18-09-10 11:22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일에도 투쟁해야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과거 윗사람에 대한 절대복종과 희생을 통해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는 것이 우선이라는 쇄뇌교육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그저 배부른 소리일 뿐입니다. 불법주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 사실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봄날 18-09-10 17:30
 
아주 작은 일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하나님의 시각에서 올바르게 정립해나가는 연습을 많이 해야할 것 같습니다.
김복순 18-09-11 22:26
 
내 욕심으로 인하여 다른 타인에게 불편을 주는 그런 생각이 아니라 작은일에도 배려하는 것~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서로간의 다툼은 없을거라 생각이 되네요
훈훈 18-09-13 10:28
 
저도 비슷한 일을 경험하였는데 어떤것이 현명하게 대처 하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저 죄송하다고 말씀하신 목사님이 상대방을 배려하신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규연애비 18-09-13 10:39
 
저도 비슷한경험이 있었네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것에 목적이 있읍니다.
누군가는 내가 한 행동으로 인해 피해가 될수 있으니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을 하면합니다.
소피아 18-09-17 10:24
 
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 보게됩니다.
사람의 시각과 하나님의 시각의 차이에서 하나님의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생각이 듭니다.
박효인 18-09-22 13:03
 
저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다른사람 집 앞에 주차를 하여 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죄송하다고 하였으나 또 다른 생각으로는 주차공간이 더 많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배려를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지 18-09-28 13:56
 
신앙칼럼을 읽으면서 평소에 타인에게 무관심한 저의 모습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타인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에 도움을 줘야하는 상황인지도 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혹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2:5) 라는 말을 자꾸 되새기게 됩니다.
얼마전에 목사님께서 말씀해주시던 '하나님의 생각과 너희들의 생각은 다르다' 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하나님과나, 나와 타인,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티라미슈 18-10-06 15:57
 
쉽게 생각 하면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인데 내가 하면 맞는 말이고 남이 하면은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필님 18-10-15 23:24
 
서로를 배려하며 부당한 일에대해서는 맞서 싸울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가득 18-10-19 22:36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해 하며 얼굴이 시뻘개져 그 자리에서 그저 죄송하다고 하며 급히 빠져나오는 제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나도 상대방의 처지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그 분은 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항상 갑의 위치에만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이지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믿음을 가졌다고 하는 우리들은 어떠한지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