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6-26 07:04
교회와 국가의 분리 원칙에 대한 성서적, 신학적 기반 - 침신대 역사신학교수 남병두
 글쓴이 : 별빛
조회 : 2,426  
‘하나님의 이상’과 ‘하나님이 허용한 규범’

사무엘상 8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왕의 제도를 요구하고, 하나님이 그 요청을 들어주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5절)라고 요청한다. 세상의 나라들이 취하고 있는 왕 제도가 그들을 더 잘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의 발로였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부정적이고 시니컬하다. “이는 그들이 ···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7절)

하나님의 경고는 신랄하다. 백성들은 왕이 요구하는 것들, 즉 군복무, 노역, 세금 등의 의무를 져야하고, 왕의 종으로 살아야 하며, 때로는 왕으로 인해 고통을 부르짖게 될 것을 경고한다(11-18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왕 제도를 원하고, 하나님은 그것을 용인한다는 이야기다.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의 관계를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통해서 반드시 실현하려고 하는 궁극적인 하나님의 뜻이 있는 반면에, 세상 안에서 하나님이 백성에게 허용해주는 문화적 형태, 제도, 규범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하나님의 본성에 조화되고 적합한, 궁극적인 ‘하나님의 이상’(God's Ideal)과 하나님이 이 세상 체제와 문화 안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한 규범(God's permissive norm)은 잘 구별되어야 한다.

전자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며 영원한 가치를 가지지만, 후자는 인간이 세상 안에 있는 동안 오직 제한적이고, 한시적이고, 선택적인 가치만 가진다. 후자는 문화적 틀과 형태로서 인간이 피조 세계 안에서 선택하고 구축해온 삶의 방식들이다.

결론적으로 국가와 정부는 하나님의 이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용하는 규범이나 제도이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세상에서 국가체제(정부, 공직)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보여준다. 사무엘상 8장의 이야기에서 왕 제도가 하나님의 이상적 선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어떤 형태의 국가나 정부 형태든 그것은 세상체제로서 하나님의 궁극적이고 영원한 가치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세상 안에서 일반 인간 사회의 질서 체제로서 한시적인 의미만 가진다. 국가는 인간 사회가 선택한 체제이지만 하나님이 허용한 규범이기 때문에 사회적 질서를 지키는 범주 안에서 그 정당성이 부여된다.

하나님의 이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우는 하나님 나라(혹은 하나님의 통치; Reign of God)에 있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가 그를 따르는 제자들의 공동체, 곧 교회를 통하여 그 나라를 세울 것을 선포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것은 세상의 국가나 정부가 하나님의 이상을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말해준다. 그것이 세상체제로서 가장 이상적인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정부는 하나의 선택적인 사회체제로서 사회적 차원에서 기능과 역할이 있으며, 그 범주 안에서 가치를 가진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 범주 안에서 존중되어야 한다. 이 세상의 사회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도 하나님이 허용한 사회적 질서 체제로서 국가나 정부의 존재를 용인해야 하고 그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도, 그 국가 체제가 왕권 체제이든 민주국가 체제이든, 사회적 합의로 세워진 국가의 질서로서 법과 규범을 존중해야 한다. 그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체제가 모든 사람들의 사회적 삶을 가장 공정하고 질서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그 사회체제라는 현실 안에 있지만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 삶의 방식은 그 체제 논리 안에 한정되어 있거나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그 체제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복음의 증인으로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하나님 나라는 한시적 사회적 체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대안 공동체(counter-community)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그의 제자들의 공동체로서 ‘그의 에클레시아’ 세운 것은 하나님 나라의 기반을 더 이상 구약의 나라 이스라엘과 특정한 민족적 전통에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구약의 나라 이스라엘은 그 시대에 하나님의 허용한 규범이었지만, 하나님의 궁극적 뜻과 이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되었고, 그리스도는 그 하나님의 뜻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교회를 세웠다.

이 교회는 나라 이스라엘의 방식, 즉 국가나 정부 체제의 방식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복음의 방식을 통해서 이 지상에서부터 이미 선포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대안적 체제이다.

                                                                                                -침례교회 특성 되돌아보기- 중에서
                                                                                                                                  남병두 저

                                                                                                                  우리집공동체 박성훈

가츠 16-06-28 17:39
 
저 또한 교회가 국가가..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만 항상 성찰하며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낮은 자세에서 예수님께 기도하면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을 꺼 같습니다.
홍석태 16-06-30 08:35
 
하나님의 나라를 너무 추상적인 존재로 생각하면 안되지만, 마치 장로 대통령, 장로 국무총리가 나오면 하나님의 나라에 가깝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다는 무지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혼란한 시대에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임을 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빗방울 16-06-30 21:54
 
돈있는자와 권력을 쥐어든 사람들의 본보기로 세워진 교회가 아닌 가 아닌 하나님의 뜻과 이상을 실현하는 교회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홍석모 16-06-30 22:15
 
지금의 교회들도 하나님의 참되 뜻과 이상을 실천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
행복가득 16-07-04 06:14
 
세상은 제도을 원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는 하나님이 거하는 교회를 바로 세워가는데 힘써야겠습니다.
지뇽 16-07-10 22:47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교회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교회를 바로 세워갈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안타레스 16-07-11 16:21
 
그리스도의 삶 이라는 것이 성경에 나온대로 "돌에 맞아 죽거나""본보기"가 된다는 것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것일진데... 철저히 인간된 나로써는 그 믿음안에서 주님의 뜻대로 산다는 것이  결단코 쉬운것이 아님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돈이 없이 살수 없는 우리이기에 믿음에 속박된 것이 아니라 돈에 속박되어 살게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