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2-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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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용어 올바로 알기 16장 ~ 20장 (16장. ‘아가파오와 필레오’ 17. ‘성령충만’ 18장.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19장. ‘주는 평화’ 20. ‘영성’(靈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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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별빛
 조회 : 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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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6장)
16. 아가파오와 필레오
우리는 보통 아가페(avgaph,)의 사랑과 필리아(fili,a)의 사랑이 의미상 차이가 있으
며, 아가파오(avgapa,w)는 ‘신적(神的) 사랑’ 또는 ‘신앙적 사랑’ 으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하며 필레오(file,w)는 ‘인간적 사랑’으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을 합니
다.
신약성경에 동사 아가파오는 143회(명사 아가페 116회) 사용되며, 필레오는 25
회(명사 필리아 1회) 사용됩니다. 이러한 사용 횟수가 보여 주듯이 아가파오(아
가페)는 성경에서 ‘사랑(하다)’을 표현하는 데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
입니다.
1. 아가파오(아가페)
아가파오는 모든 종류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하나님의 아들(예수) 사랑 (요 3:35)
하나님의 사람 사랑(요 3:16)
예수의 하나님 사랑 (요 14:31)
예수의 사람 사랑(요 11:5)
사람의 하나님 사랑 (마 22:37)
여인의 예수 사랑 (눅 7:47)
제자들의 서로 사랑 (요 13:34)
이웃 사랑 (마 5:43)
원수 사랑 (눅 6:27)
사람 사랑 (마 5:46)
남편의 아내 사랑 (엡 5:25)
민족 사랑(이방인의 유대민족 사랑) (눅 7:5)
죄인들이 자기들 사랑하는 자들을 사랑(눅 6:32)
자기를 사랑(고전 2:9)
재물 사랑 (마 6:24)
사람의 영광을 사랑(요 12:43)
바리새인이 높은 자리에 앉는 것 사랑(눅 11:43)
어둠을 사랑(요 3:19)
세상 사랑 (딤후 4:10, 요일 2:15)
불의(不義)의 삯을 사랑(벧후 2:15)
이처럼 아가파오는 하나님 사랑, 사람 사랑부터, 재물 사랑, 세상 사랑, 어둠 사
랑에 이르기까지- 신적, 인간적, 긍정적 또는 부정적 - 모든 종류의 사랑을 표현하
는 데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단어입니다.
2. 필레오
필레오도 여러 종류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예수 사랑 (요 5:20)
하나님의 사람(제자) 사랑 (요 15:27)
예수의 사람 사랑 (요 11:3)
제자(베드로)의 예수 사랑 (요 21:15)
신자들의 예수 사랑 (고전 16:22)
신자들 간의 사랑 (딛 3:15)
부모, 자식 사랑 (마 10:37)
자기 목숨을 사랑 (요 12:25)
보이려고 서서 기도하기를 사랑(마 6:5)
잔치 윗자리를 사랑 (마 23:6)
거짓을 사랑 (계 22:15)
이처럼 필레오도 신적, 인간적, 긍정적 또는 부정적, 모든 종류의 사랑을 표현하
는 데에 사용됩니다. 필레오는 “입맞추다(kiss)”(눅 22:47)라는 의미도 지닙니다.
이와 같이 ‘사랑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두 단어는 어떤 차이도 없습니다.
아가파오는 일반 헬라어에서는 드물게 사용되는데, 구약 70인역이 이 단어를 많
이 사용해서 번역했습니다. 따라서 신약 헬라어도 아가파오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처럼 성경에서 이 단어를 주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사람들은 이동 사가 특히 신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요한복음 21장 15-17에서의 아가파오와 필레오
사람들이 아가파오와 필레오의 의미에 차별을 두어 구분해서 말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이 본문에서 두 동사가 모두 사용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일반적으로 이 본문은 아가파오와 필레오의 차이를 언급하는 데에 가장 대표
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 우선 아가파오와 필레오는 사전적 의미상 구별이 없습니다(Liddle and Scott)
또한 요한복음의 다른 부분에서 이 두 단어가 구별되어 사용된 분명한 실례도
없습니다. 한편, 예수께서는 원래 아람어를 사용해서 말씀하셨을 텐데, 아람어에
서 그러한 세밀한 구분이 있는 사랑에 관한 단어들은 없습니다.
2. 어린 양과 양은 구별되지만 모두 양을 가리키는 말로서, 구태여 어린 양과 양
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구분되는 분리된 대상이 아닙니
다. 그들은 모두 한 무리입니다.
3. 보스코(먹이다)와 포이마이노(치다)도 사실상 구분이 어려운 단어입니다. 보스코
도 ‘먹이다’라는 의미와 함께 ‘치다’(tend)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포이마이
노는, 구태여 구분하자면, 보다 넓은 의미에서 목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두 단어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4. 15절과 16절에서 사랑하느냐는 예수의 질문과 베드로의 대답은 동일합니다. 그
렇다면 그에 따른 예수의 권면도 동일해야 일관성이 있는데 그것들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는 저자가 의도적으로 기획해서 이 단어들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는 것을 암시해 줍니다.
5. 17절의 베드로의 답변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베드로는 여기서 주님께서 ‘아신다’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
지만 헬라어로 보면 두 단어는 다릅니다.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oi=daj)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
다(ginw,skeij)”
즉, 오이다(oi=da)와 기노스코(ginw,skw)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표현
에서도 또 두 단어의 미묘한 의미를 구분해야 합니까? 문맥으로 볼 때 여기서
주님께서 ‘아신다’고 하는 표현은 동일한 의미로 반복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
합니다.
이처럼 세 구절에서 동일한 의미의 단어가 네 쌍이 사용되는데 이것들이 모
두 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혹시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
다고 해도 그 세밀한 의미를 파악하기 불가능합니다.
저자는 세 번이나 반복되는 대화에서 동일한 단어를 거듭 사용하는 것을 피
하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동일한 의미로 두 가지 단어들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아가파오 - 필레오
보스코 - 포이마이노
알니온 - 프로바톤
오이다 - 기노스코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7장)
17. 성령충만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성숙한 신앙을 추구하는 데에 있어서, ‘성령충만’을
기대하고 구하기도 합니다. ‘성령충만’이란 말에서 사람들은 보통 ‘영성’이 충만한
상태를 생각하기도 하고 성령에 사로잡힌 ‘신비한 상태’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1. 사실상 신약성경에 ‘성령충만’이라는 ‘명사’는 없습니다.
‘성령충만’이라는 명사(복합 명사)는 성경에 없습니다. 대부분 그 표현은 ‘성령으
로 충만하게 된다’(be filled with the [Holy] spirit)로서 동사(채워지다) + 명사(성령)
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따라서 ‘성령충만을 받는다’는 표현은 성경에는 없는 표현
입니다. 개역개정판은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눅
1:67; 엡 5:18).
이 표현에서 우선 ‘성령의 충만함’이라는 표현은 잘못 번역한 것입니다. 언급했
다시피, 성경에는 ‘성령충만’이라는 명사가 없듯이 ‘성령의 충만함’이라는 명사형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는 표현에서 ‘…받는다’는 말도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수동태를 표현할 때에 ‘… 받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구원한다’의 수동형을 ‘구원받는다’라고 쓰기도 합니다. 그것은 수동형 동사입니다.
하지만 ‘구원을 받는다’라고 표현하는 완전히 다른 말이 됩니다. 그것은 두 단어가
되는데(명사 + 동사) 원래 없는 명사를 목적어로 만들고(구원을) 자동사의 수동형
어미 ‘받는다’를 완전히 다른 의미와 형태인 타동사(…을 받는다 receive)로 바꾸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는 표현도 원어에 없는 명사
형 ‘충만함’을 목적어로 사용하여 ‘받는다’는 동사를 타동사로 만들었기 때문에 원
래 표현과는 전혀 다른 말이 됩니다. 원어에서는 ‘성령으로써 채워진다’는 말이지
만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는 말은 성령의 ‘충만함’이라는 개체(목적어)가 있어서
이것을 ‘받는다’(receive)는 말이 되어 버립니다.
‘성령충만을 받는다’ 또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다’는 표현은 이처럼 잘못된 번
역이며, 의미상으로도 ‘성령충만’ 또는 ‘성령의 충만함’이라는 완성된 객체(대상,
object)가 있어서 그것을 사람들이 특별하거나 신비한 방법으로 (단번에) ‘받
는’(receive)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그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원래 성경의 표
현대로 번역한다면 ‘성령으로써 (가득) 채워지다’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구원을 받는다’는 표현도 이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표현
입니다. 성경에 receive salvation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구원된다’(saved)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성경에는 이렇게 ‘성령으로 충만케 되다’라는 표현 이외에 ‘성령으로 충만한’이
라는 형용사구가 사용되기도 합니다(5회)
2. ‘성령으로 채워지다(충만하게 되다)’라는 표현은 1세기 그리스도인들
에게 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동사구의 표현은 신약성경에서 10회 사용됩니다. 10회 사용은 사실
상 드물게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비교: 믿다 241회, 사랑하다 143회,
기도하다 85회, 축복하다 42회, 감사하다 38회, 회개하다 34회 등).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그외에 ‘형용사구’로 된 표현이 5회 나타납니다(누가복음 1회,
사도행전 4회).
보는 바와 같이 이 동사구의 표현은 형용사구 표현 5회를 포함하여 거의 전적
으로 누가문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모두 14회). 그 외에는 바울서신에 단 1회 사
용되는 것이 유일합니다. 위와 같은 빈도(頻度)와 용례를 살펴 볼 때에 이 표현은
초기 기독교 교회에서 아주 드물게 사용하던 용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즈음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충만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며 이 용어는 이처럼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는 일반적인 용어입니다. 하지만 1세기 기독
교에서 이 용어는 거의 누가만이 사용하던 ‘특수 용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
시다시피, 이 용어(동사구)는 누가문서에만 9회 사용되고 그 외에는 바울서신에 단
1회 사용될 뿐입니다. 즉,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는 예수님이나 예언자나 사도
들의 사역과 관련하여 이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서 일반 교인들을 향한 권고나 명
령으로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권면하고 있는 서신
서들에서는 오직 바울서신에서 1회 사용된 것이 유일합니다. 당시 신앙 생활(경건
생활)에서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면 신약성경에 보다 두루
이 용어가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바울도 여러 서신에서 여러 번 이 표현을 사용했
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린도서나 로마서 등 다른 서신에서는 이 표현이 전혀 등장
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울서신 이외의 다른 서신들, 즉, 요한서신, 베드로서신, 히
브리서, 야고보서, 유다서 등 어디서도 이 용어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이 용어가 당시 기독교에 일반적인 용어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바울이 사용한 1회의 경우도 그 단어의 사용에 있어서 누가의 표현 방법과
차이를 보입니다. 누가는 거의 대부분 ‘채워진다’는 표현에 동사 pi,mplhmi (핌플레
미)를 사용하는 한편(8회, 1회는 plhro,w 사용), 바울은 plhro,w (플레로오)를 사용하
며, 누가는 ‘성령으로써’라는 표현에 언제나 전치사 없이 ‘속격’(genitive)을 사용하
지만, 바울은 전치사 evn을 사용하며 성령을 ‘여격’(dative, instrumental)으로 사용합
니다. 이처럼 사실상 누가가 사용한 용어와 바울이 사용한 용어는 정확히 동일하
지 않으며, 그것은 의미상으로도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더 사실
적으로 말한다면, 기록 연대를 고려해 볼 때, 바울이 먼저 자신의 용어를 사용했
으며, 후에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바울의 용어를 따르지 않고 독
자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어쨌든 바울은 한 번 이 표현을
사용했고, 누가는 나름대로 예수 탄생과 초기 교회에 관련해서 자신의 용어를 사
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가 사용한 이 표현은 누가문서에서도 전체에 걸쳐 두루 사용되고 있지 않
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 탄생 이야기(1장)와 시험 받으신 장면에 국한되어 나
타나며, 사도행전에서도 1-13장에서만 나타납니다. 누가복음에서 예수의 공생애
서술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이 표현이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에서는 처
음 그리스도인들이나 일꾼들, 사도들에게 이 표현이 사용됩니다.
종합해 볼 때에, 당시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으로 채워진다(충만케 된다)’는
용어와 개념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누가도 역시 이
용어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3. ‘성령으로 채워지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과 관계가 있
습니다.
‘성령으로 채워지다’라는 표현(동사구)을 사용하고 있는 10구절은 다음과 같습
니다.
눅 1:15 이는 그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16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그들의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라
눅 1: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눅 1:67 그 부친 사가랴가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예언하여 이르되
행 2: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행 4:8 이에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이르되 백성의 관리들과 장로들아
행 4:31 빌기를 다하매 모인 곳이 진동하더니 무리가 다 성령이 충만하여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니라
행 9:17 아나니아가 떠나 그 집에 들어가서 그에게 안수하여 이르되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 하니 18 즉시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된지라 일어나 침례를
받고 19 음식을 먹으매 강건하여지니라 사울이 다메섹에 있는 제자들과 함께 며칠 있을새 20
즉시로 각 회당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파하니
행 13:9 바울이라고 하는 사울이 성령이 충만하여 그를 주목하고 10 이르되 모든 거짓과 악행이
가득한 자요 마귀의 자식이요 모든 의의 원수여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겠느냐
행 13:52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니라 행 14:1 이에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가 함께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하니엡 5:18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을 받으라 19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20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위의 용례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성령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 소위 ‘성령충만’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
다.
위의 모든 구절은 어떤 이가 단지 “성령으로 채워졌다”라고 서술하지 않습니다.
모든 구절에서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것에 대한 언급은 그 다음에 “(그래서) ….했
다”라는 서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채워지는 일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
니고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며 하게 하시는 어떤 일을 위해 필요한 태도와 능력을
갖추게 하는 준비이며 수단입니다. 어떤 구체적인 하나님의 사역을 행하려는 의지
없이 단지 ‘성령충만’을 목적으로 구한다면 이는 성경과는 다른 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성령으로 채워지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
다
보는 바와 같이 위의 거의 모든 구절들에서 ‘성령으로 채워진다(충만케 된다)’는
것은 바로 ‘예언’을 하는 일이나 ‘선포’하는 일과 같이 ‘말하는 것’과 연결되고 있습
니다. 에베소서 5장 18-20절에서는 개역개정판에 ‘서로 화답하고’라고 번역된 부분
이 원어에서는 ‘자신들에게 말하며’(lalou/ntej)라고 되어 있습니다. 20절에서 ‘감사
하고’라는 말도 본질적으로 ‘말하는’ 행위입니다.
누가복음 1장 15절에서는 ‘성령으로 채워지는’ 것이 궁극적으로 침례자 요한이
많은 이스라엘 자손을 하나님께로 돌아 오게 하는 일과 연결되고 있는데, 알다시
피 사람들을 회개시켜 하나님께로 돌아 오게 한 요한의 사역은 ‘예언자’로서의 사
역이고 그가 사람들을 돌아 오게 한 방법은 예언자로서 ‘외치는’(예언하는) 것이었
습니다. 결국 이 구절에서도 ‘성령으로 채워지는(충만케 되는)’ 것은 요한으로 하여
금 올바로 ‘예언’하게 하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문서(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이 표현은(9회) 거의 분명히 ‘예언’이나 ‘선
포’ 등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어떤 이를 성령으로써 가득
채운다는 것은 곧 그로 하여금 하나님의 ‘예언’이나 ‘선포’를 하게 한다는 것을 의
미했습니다.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일은 여타의 다른 일들, 즉, ‘기적을 행하는 것’
이나 ‘치유하는 것’ 등과 같은 일과는 전혀 연관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언을 위해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채우시는 일은 아마도 생소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해서 예언하는 일은 구약성경에도 나타납니다.
(민 11:25)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그에게 임한 영을 칠십장로에게도 임하게 하시니 영이 임하신 때에 그들이 예언을 하다가 다시는 하지
아니하였더라』
(민 11:26) 그 기명된 자 중 엘닷이라 하는 자와 메닷이라 하는 자 두 사람이 진영에 머물고장막에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나 그들에게도 영이 임하였으므로 진영에서 예언한지라
(삼상 10:6) 네게는 여호와의 영이 크게 임하리니 너도 그들과 함께 예언을 하고 변하여 새사람이 되리라
(삼상 10:10) 그들이 산에 이를 때에 선지자의 무리가 그를 영접하고 하나님의 영이 사울에게 크게 임하므로 그가 그들 중에서 예언을 하니
(삼상 19:20) 사울이 다윗을 잡으러 전령들을 보냈더니 그들이 선지자 무리가 예언하는 것과 사무엘이 그들의 수령으로 선 것을 볼 때에 하나님의 영이 사울의 전령들에게 임하매 그들도 예언을 한지라
(삼상 19:23) 사울이 라마 나욧으로 가니라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도 임하시니 그가 라마 나욧에 이르기까지 걸어가며 예언을 하였으며
누가는 이와 같은 구약적 사상을 배경으로 ‘성령으로 채워진다’는 표현을 사용
한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성령으로 충만한(채워진)’이라는 형용사구 표현은 어떤 특정한 하나님의
사역에 준비된 상태와 관계가 있습니다
다음은 형용사구로 표현된 5 구절입니다. 모두 전적으로 누가문서에만 나타납니
다.
눅 4:1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 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행 6:3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행 6:5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반과 또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유대교에 입교했던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택하여
행 7:55 스데반이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행 11:24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더라
형용사구로 표현된 5구절에서 ‘성령으로 충만한’ 상태는 주로 하나님의 어떤 특
별한 사역에 준비된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께서는 ‘시험’을 이기
는 준비가 되셨고(눅 4:1), 일곱 일꾼들은 교회에서 공정하게 과부들에게 물질을
분배하는 일에 준비가 되었고(행 6:3, 5), 스데반은 순교할 준비가 되었고(행 7:55),
바나바는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준비가 되었습니다(행 11:24).
4. 에베소서 5장 18절
살펴 본 바와 같이, ‘성령으로 충만케 된다’는 동사구의 표현이 사용된 10회 중
9회는 누가문서에 나타나며, 누가문서에서 이 표현은 ‘예언’이나 ‘선포’하는 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표현이 사용된 나머지 1회는 에베소서 5장 18절에 나타나
는데 여기서도 역시 넓은 의미에서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만 누가문서의 용례
와는 다른 점들도 있습니다.
1. 표현법이 다르다
에베소서 plhro,w + evn + 여격 명사
누가문서 pi,mplhmi + 속격 명사
2. 에베소서는 교회시대 일반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누가문서에서는 처음 교회와 사도들이 대상이다
3. 명령형으로 사용되었다
누가문서에서는 독자들에게 명령하고 있지 않으며 단지
화자가 과거의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이처럼 사실상 에베소서에 나타난 이 표현은 누가가 사용한 것과 동일한 표현
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바울은 독자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 흔히
사용되던 용어를 차용한 것이 아니고 단지 일반적인 의미로서 자신의 교훈에 필
요해서 자신의 표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서신 전체를 통해서 오직
여기서 단 1회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용례가 없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지 에베소서 5장 18절의 문맥 안에서 이 의미를 파
악해야 하는데, 그 문맥에서 우리는 그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에베소서에서 ‘성령으로 가득 채워진다’는 것은 ‘술 취하는 것’과 대조되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와 유사한 대조는 누가복음 1장 15절의 침례자 요한의 탄생에 대한 예언에도
나타납니다: “ 이는 그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아니하
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바울은 바로 성령으로 채워지라는 권면을 하지 않고 우선 ‘술 취함’에 대해 경
고합니다. 그의 우선적인 명령은 술 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대신에 성령으로 채워지라는 것입니다(성령에 취하라). 술 취하는 것은
단 순간에 이루어지는 동작이 아니라 계속 반복된 음주 행위를 통해서 도달한 상
태를 의미합니다. 바울이 생각하는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것은 아마도 이처럼 그
리스도인의 어떤 계속된 삶을 통해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것에 이르는 상태(현상)
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은 ‘술 취하지 말라’(mh. mequ,skesqe oi;nw|)는 금지
나 ‘성령으로써 충만케 되어라’(plhrou/sqe evn pneu,mati)는 명령에 모두 ‘현재 명령형’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령으로 충만케 되는 것이 계속 반복되거나 지속되
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단번에’ 어떤 신비한 방법으로 ‘받거나’(receive) ‘얻
는’(get)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지속되는 삶이나 행동으로써 도달
하는 상태 또는 그러한 지속된 삶을 유지하게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
습니다.
둘째, 에베소서에서 ‘성령으로 가득 채워진다’는 것은 역시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후문맥에서 볼 때에(19-20절) 성령으로 채워진다는 것이 어떤 삶과 연관이 되는
지 일견(一見)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20절에서 언급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헬라어에서 ‘현재 분사’로 나타나서 18절의 명령과 연결되어 그것을 설명하고 보
충해 주고 있습니다.
19절 ‘성령으로써 채워져라’(현재 명령형 동사 plhrou/sqe),
‘말하며’(현재 분사 lalou/ntej) – 시, 찬송, 영적인 노래
‘노래하며’(현재분사 a;|dontej kai. ya,llontej) – 중심(마음)으로
‘감사하며’(현재분사 euvcaristou/ntej) – 언제나 모든 일에
이처럼 바울의 명령에 있어서 ‘성령으로 충만하게 된다’는 것은 기도해서 단번
에 얻어지는 신비한 현상이나 체험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속적으로 말하며, 노래
하며, 감사하는 말과 삶으로 표현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바울은 ‘성령충만을 위
해 기도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기도로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어떤 것
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술 취하지 말라’는 것이 그것을 위해 기도하라는 요구가
아닌 그것을 행하라는 명령인 것처럼, ‘성령으로 채워져라’는 것도 역시 그것을 위
해 기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행하라는 명령입니다. 기도로 구하는 것이 아
니라 명령에 순종해서 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종합 및 결론
1. ‘성령충만’ 또는 ‘성령의 충만함’이라는 용어(명사)는 없다
2. ‘성령으로 충만케 된다’는 표현은 당시 그리스도인들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3. ‘성령으로 채워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4. ‘성령으로 채워진다’는 것은 주로 ‘예언,’ ‘선포,’ ‘찬송’ 등 ‘말하는 일’과 관
련되어 있다
5. ‘성령으로 충만한’이라는 형용사구는 주로 하나님의 특별한 ‘사역’에 준비
된 상태와 관련이 있다
6. 이처럼 그것은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과 관련된다
7. 일반 그리스도인에게 해당하는 구절은 엡 5:18의 명령이 유일하다
8. 엡 5:18의 바울의 명령 역시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구체적인 삶과 행동
과 관련된다(말하고, 노래하고, 감사하고)
9. 바울이 요구하는 것은 그것을 기도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다.
성경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8장)
1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일반적으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위로를 주는 구절로 흔히 “수
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고 하신 예수의 말씀을 인용하여 사용합니다. 즉,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을 전도
할 때에 자주 사용되는 구절입니다. 여기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은 무엇을 의미
하고,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까요? 또한 예
수가 ‘쉬게 하리라’라고 하신 그 쉼은 어떤 것일까요?
이것을 밝히는 일은 사실상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즉, 기독
교 신앙의 본질은 세상살이에 지친 자들을 위로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1.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 마태복음 11장 28-30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란 표현은 ‘지친 자들과 짐 진 자들’(oi`
kopiw/ntej kai. pefortisme,noi)이란 의미입니다. ‘지친 자들’(oi` kopiw/ntej)이란 주로
어떤 일을 많이 하고 있거나 그래서 지쳐있는 자들을 말합니다. 이 ‘지친 자들’은
소위 ‘세상사’때문에 지친 자들을 의미합니까?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1) 문맥 우선 이 본문의 문맥을 볼 때에 본문과 전후 문맥, 나아가 마태복음
전체를 볼 때에도 세상사나 세상사로 지친 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
니다. 본문의 전문맥에서는 예수께서 하나님과 예수의 사역을 이해하고 아는 지
혜에 관해 언급하시며, 후문맥에서는 안식일 사건이 서술됩니다. 즉, 세상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2) 본문(28-30) 본문은 예수께 오는 지친 자에게 단순히 ‘쉼’을 주고 있지 않
습니다. 즉, 단순히 위로하는 구절이 아닙니다. 28절에서 바로 이어지는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하십니다. 예수께 와서 예수의 멍
에를 메고 예수께 배워야 쉼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그리하면 너희 마음
이 쉼을 얻으리니, 29절). 이처럼 그것은 그저 예수께 와서 얻어지는 쉼이 아니라
예수의 멍에를 메고 예수께 배워 그 멍에에 익숙해 질 때에 얻을 수 있는 쉼입
니다.
30절에서 예수께서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예
수께로 오는 삶은 멍에도 없고 짐도 없어서 쉬는 삶이 아니라, 멍에가 보다 쉽고
짐도 보다 가벼운 삶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내 멍에는 쉽고 내 짐
은 가벼움이라’라는 표현은 마치 지금 너희가 지고 있는 ‘너희의 멍에는 어렵고
너희의 짐은 무겁다’라는 것을 전제로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본문 자체의 문맥으로 볼 때에 예수께서는 세상사에 지친 자들을 초대
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의 멍에와 예수의 짐이 아닌, 다른 어려운 멍에를 메고
가느라 지치고 다른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자들을 초대하신 것입니다. 예수의
멍에를 예수의 사는 방법, 신앙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이와 대조되는 멍에는
예수와는 다른 당시 사람들이 살던 방법 또는 신앙하는 방법을 의미할 것입니다.
(3) 단어의 용례 ‘(무거운) 짐을 진 자들’(pefortisme,noi)이라는 표현은 동사 포
르티조(forti,zw 짐을 지다)의 분사입니다. 이 동사는 신약성경 전체를 통해서 단
2회 사용되었습니다(마 11:28; 눅 11:46). 단 2회 사용되었기 때문에 용례를 통해
서 충분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본문 외에 유일하게 사용된 누가복음 11
장 46절에서 사용된 이 단어의 용례는 마태복음 본문에서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시되 화 있을진저 또 너희 율법교사여 지기 어려운 짐을 사람에게 지
우고(forti,zete) 너희는 한 손가락도 이 짐에 대지 않는도다(눅 11:46)
예수께서 율법교사들을 비판하신 말씀입니다. 그들은 지기 어려운 짐을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지우면서 자신들은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
서 율법교사들이 사람들에게 지우는 무거운 짐이 ‘세상사’나 실제 ‘노동’을 의미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율법교사들이 이해한 ‘율법,’ ‘율법적 삶의 방
식’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마태복음의 무거운 짐 진 자들도 이처럼 율법
적 삶의 방식을 따라 살고 있는 자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멍에(zugo,n, 주곤)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 6회 사용됩니다. 멍에는 일반적으로
상전과 종의 관계처럼 ‘복종’의 관계와 관련되어 있으며(딤전 6:1), 그 이미지로
볼 때에 일시적으로 메는 어떤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또는 평생 메고 가야 하
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신약성경에서 6회 중 본문(마 11:29-30)에서 2회 사용되었
고 1회는 전혀 다른 ‘저울대’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며(계 6:5), 상전과 종의 관계
를 말하는 데에 1회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2회의 용례를 주목해 볼 만
합니다(행 15:10; 갈 5:1).
그런데 지금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행 15:10)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 베드로가 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회의는 “어떤 사
람들이 유대로부터 내려와서 형제들을 가르치되 너희가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받지 못하리라”(행 15:!)고 한 것 때문에 예루살렘의
사도와 장로들에게 바울 일행을 보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모인 것입니
다. 예루살렘에서도 “바리새파 중에 어떤 믿는 사람들이 일어나 말하되 이방인에
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해서 바로 회
의를 열어서 베드로가 이에 대해 한 말이 위의 본문입니다. 이런 문맥에서 볼 때
에 베드로가 말한 멍에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앞서 언급된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사실상 유대인인 우
리 조상들이나 심지어 사도인 우리들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율법을 왜 이
방인 제자들에게 지키도록 요구하느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평생 속박되어 짊어
지고 가야 하는 율법을 ‘멍에’로 표현했습니다. 누가가 바울의 입을 빌어 표현한
‘멍에’는 이처럼 율법을 지키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에 보낸 편지의 주제에 해당하는 구절입니다. 잘 알다시
피 갈라디아서의 주제는 ‘율법으로부터의 자유’이며 위의 구절은 그것을 잘 보여
줍니다. 바울은 율법을 따르는 삶을 ‘종의 멍에’를 메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율
법을 지키며 사는 삶은 그것에 속박되어 노예처럼 사는 삶이기 때문에 그것은
멍에를 메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러한 멍에를 메지 말아야 하고 그리스
도가 주신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마태복음의 본문에서 예수께서 사용하신 ‘멍에’라는 표현은 이와 같은 맥락에
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율법적인 삶’의 멍에를 메고 지
치고 짐 진 자들에게 그런 율법의 멍에 대신에 자신의 멍에를 멜 것을 요구하십
니다.
(4) 예수의 멍에 ‘지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본문에서 볼 때에 ‘예수의 쉬
운 멍에를 메고 예수의 가벼운 짐을 지고 가는 자’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나타납
니다. 따라서 그들은 ‘율법의 어려운 멍에를 메고 율법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자, 그래서 ‘지친 자’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율법적인 삶으로 메마른 삶
을 사는 자들의 예는 바로 이 말씀 다음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12장에
서는 바리새인들이 예수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잘라먹은 것과 안식일에 예수께서
손 마른 사람을 고친 일에 대해 안식일 율법 준수 규정을 어겼다고 문제를 제기
하는 장면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에게 오는 자에게 아무 부담도 없는 절대적인 쉼을 주시겠다
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께서 주시는 것은 “예수께 와서, 예수의 멍에를 메고
예수께 배워서” 터득하고 익숙해 져서 얻을 수 있는 쉼입니다(11:29). 그것은 부
담이나 억지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따름
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11:29). 이것은 세상사에 대한 말씀이 아니며, 따
라서 이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쉼도 세상사로부터의 쉼이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너희 영혼의(tai/j yucai/j) 안식을 찾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이 모
든 말씀은 영적(신앙적)인 삶에서 지친 자들에게 영적인 안식을 약속하는 말씀입
니다.
아시다시피 예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
과 예언서의 요약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마 22:37-40). 즉, 율법 규정들을 애써 지
키며 살려고 하는 삶에서 벗어나 마음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해서 속으로부
터 우러나와서 사랑으로 사는 삶을 살도록 요청하셨습니다. 저는 율법과 복음을
각각 ‘상벌(賞罰) 중심의 타율적 삶’(율법)과 ‘사랑 중심의 자발적 삶’(복음)이라고
정의합니다. 이처럼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서 하나님과 형제들
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수께 와서 배워야 할 예수의 멍에이며
예수의 짐일 것입니다.
요약
1. 문맥으로 볼 때에 ‘수고하고(지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세상사에 지
친 자들을 말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세상사로부터 안식이
아니라 ‘영혼의 안식’을 약속하고 계십니다.
2. ‘짐 진 자’라는 표현이나 ‘멍에’라는 표현은 성경의 다른 구절들에서 ‘율
법’이나 ‘율법적인 삶’을 가리키는 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그러한 삶과 그러한 삶으로 지친 자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합니다.
3. 예수께서는 단순한 쉼을 약속하지 않으셨고, 율법의 어려운 속박의 멍에
를 메고 무거운 짐을 져서 지친 삶을 살지 말고, 예수의 쉬운 사랑의
멍에를 메고 가벼운 짐을 져서 안식의 삶을 살라고 교훈하십니다.
2.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 요한복음 14장 1절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 14:1)라는
말씀은 세상사로 근심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말씀입니까? 이 구절은 예수의 고
별강화(요 13-17)의 일부입니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 중 하
나가 자신을 넘겨 줄 것이라고 말씀하시고(13:21) 또한 자신이 제자들을 떠나실
것(13:33)과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할 것을 예고 하셨습니다(13:38). 아직 예
수의 죽음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말씀에 당황
하고 근심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한 제자들에게 예수께서는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께서는 아주 떠나 가시는 것이 아니며 나중에
는 제자들도 다시 예수와 함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들을 이해시키며 위로하십니
다.
과거 우리나라를 보면 불교도 ‘호국불교’ . . . 등 현실적 문제에 관여하는 것으
로 만들었고, 자연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이해하고 그와 더불어 살려고 하는 철학
인 ‘풍수지리’도 묘자리 명당으로 잡아서 후손들이 복 받는 기복 철학으로 만들
었습니다.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왕으로 다스리는 하나님의 왕국 구현에 관여하고
있는 기독교도 그저 자신과 가족들에게 건강, 무사고, 재물, 명예를 가져다 주는
기복 미신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영혼의 참 안식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 와서 예수의 멍에를
메고 예수의 짐을 지고 배워야 합니다. 배워서 터득하고 익숙해지면 율법의 멍에
가 줄 수 없었던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9장)
19. 주는 평화
복음성가 가사의 대부분은 일반 그리스도인들이 작사하거나 성경 구절에서 편
집한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이나 성경해석을 반영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성경 이해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이런 복음성가를 생
각 없이 따라 부르다 보면 그렇게 따라 부르는 사람들도 이런 성경해석에 영향
을 받게 됩니다.
아래의 복음성가는 주님은 우리 인생을 가로 막는 장애물을 모두 없애 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평화(평안)을 누리게 해주신다는 내용으로 되어있습니다. 또한 우
리는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기면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1. 주는 평화 막힌 담을 모두 허셨네
에베소서 2장 14절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이 구절에서 ‘막힌 담’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인생살이에서 만나는 각종 어려움
과 장애물을 의미합니까? 우선 이 구절에서만 봐도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둘로 하나를 만드사’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무엇인가 우리와 어
떤 것(사람) 사이를 갈라 놓은 ‘벽’(담)이 있는데 그 벽을 ‘자기 육체로’ 허물어서
둘을 하나로 만들어 주셨다고 합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과 장애물이 막힌 담이
라면 예수께서 돌아가셔서 그것을 헐어 주신 것입니까? 즉, 예수께서 우리 인생
의 장애물을 위해 돌아가셨습니까? 그렇다면 둘로 하나를 만드신 것은 우리와
무엇을 하나로 만들어 주셨단 말입니까? 그리고 인생의 장애물은 우리 신앙의
‘원수된 것’입니까? 이처럼 ‘막힌 담’을 인생살이의 어려움과 장애물이라고 한다면
이 구절의 나머지 말씀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에베소서 2장은 이방인인 에베소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에베소 교인의
과거 상태 I
영적으로 죽었다(2:1)
문제 그들의 ‘허물과 죄’
이방신을 따랐다(2:1-3)
하나님의 해결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로써 죽은 그들을 일으키셔서
구원해 주셨습니다(2:4-10) – 하나님의 선물
에베소 교인의
과거 상태 II
유대인과 분리되어 있었다(2:11)
문제 그들은 이방인이며, 무할례자들이며,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들이었고, 이스라엘 밖의 사람이었고, 약속을
받지 못한 자들이었고, 세상에 소망이 없었고, 멀리
있던 자들이었다(2:11-12)
하나님의 해결 예수께서 돌아가심으로써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
는 막힌 담인 ‘율법’을 폐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이
방인과 유대인은 평화와 화목을 누리는 하나가 되었
습니다(2:13-18)
에베소 교인의
현재 상태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
속이라(2:19)
에베소 교인의
과제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
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
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유대인과 하나가 되어 함께 자라
가야 함, 2:20-22)
보는 바와 같이 에베소서 2장은 에베소 교인들의 이방인으로서의 과거 상태를
설명하며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들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 즉, 영적으로 죽은 문제는 그들을 은혜로
살려서 구원해 주심으로 해결하셨고, 그들의 민족적(인종적) 문제, 즉, 이방인이라
는 문제는 유대인을 이방인과 구분지었던 장벽(담)인 ‘율법’을 허물어 버리심으로
써 그들 간에 구분을 없애 주셔서 둘을 하나로 만들어 해결하셨습니다. 막힌 담
이 율법이라는 것은 15절에서 분명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법조문으로 된 계명
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실제로 유대인들은 안식일이나 할례와 같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자신들
이 유대인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율법이 없다면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이 구절은 ‘세상살이의 어려움이나 장애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구절입니다. 개인적인 평안을 주신다는 구절도 아닙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막힌 담인 율법을 무너뜨리셔서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하나로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유대인과 이방인을 서로 원수처럼 만들었던 도구인
‘율법’을 허셔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화평’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는 우리의 ‘화평’이십니다(엡 2:14).
2. 염려 다 맡기라 주가 돌보시니
베드로전서 5장 7절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
보심이라
이 구절에서 ‘염려’는 일반적인 세상 염려를 의미합니까? 사업이 안 되고, 실연
하고, 가족과 친구와 불화를 겪고, 사고 나고, 병 들고 . . . 그런 염려?
바로 이어지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베드로전서 5장 8-10절 8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
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9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
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 10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깐 고난을 당한 너희를 친히 온전하
게 하시며 굳건하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하게 하시리라
베드로는 서신 어느 곳에서도 세상사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베드로전서의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고난’입니다. 베드로전서를 읽어보시
면 편지 전체가 ‘고난’이라는 주제로 일관되게 교훈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위
의 구절에서도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찾아 다니고 있고(5:8) 그리스도인들은 고
난 당하고 있으니 믿음을 굳게 하고 마귀를 대적하라고 합니다(5:9). 하지만 그리
스도인들은 이런 고난 속에서 ‘염려’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돌보시기 때문입
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을 불러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분으로서 “잠깐 고난을 당한 너희를 친히 온전하게 하시며 굳건하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하게”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5:10).
이처럼 이 말씀은 당시 그리스도인으로서 핍박과 고난을 당하고 있던 사람들
에게 베드로가 주신 말로서 마귀가 우는 사자처럼 찾아 다니고 그들은 고난을
당하고 있지만 ‘염려’하지 말라고 한 교훈입니다. 하나님이 친히 돌보시고 온전하
게 하시고 굳건하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견고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문맥과 상관없이 성경구절의 일부만 자기 의도대로 잘라서 사용하는 것이 큰 문제
입니다. 우리가 익숙한 구절일수록 꼭 문맥에서 확인해 보고 사용합시다!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20장)
20. 영성(靈性)
우리는 흔히 ‘영성(靈性) ’이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영성 수련회’라는 집회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영성 훈련,’ ‘영성 신학’도 말합니다. 하지만 성경에는 ‘영성’이라
는 단어가 전혀 없어서 성경적으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의할 수 없습니
다. 아마도 ‘경건’이라는 말과 유사한 의미로 ‘영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는 보통 전통적으로 깊은 신앙심을 표현하는 외적 행위들
을 기준으로 ‘영성’이나 ‘경건’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서 그런 사람들을 ‘영성이 풍부한’ 또는 ‘영성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
니다.
‘영성(靈性)’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없습니다
‘영성’이라는 명사는 성경에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spirituality에 해당하는데 영어성경에도 이러한 단어는 없습니다. 물론 헬라어에도
이에 해당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다음은 네이버 교회용어 사전에 나타난 ‘영성’의 정의입니다.
영성(靈性)이란,
① 하나님을 믿고 거듭난 모든 자녀들에게 주어진 영적인 성품을 말한다.
②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모든 은혜와 은
총을 경험하는 자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경건한 성품이다.
③ 성령의 충만한 은혜 속에서 성령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영적인 사람의 속성을
말한다(엡 3:16, 20).
④ 이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요일 1:3), 이를 통해 하나님과 인
간에 대한 온전한 사랑, 말씀에 기초한 도덕적 통찰과 능력, 그리고 하나님의 깊은
신비에 대한 신령한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게 된다.
국내 유일의 교회용어사전이라고 자랑하는 책에 있는 정의입니다. 그 편집자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하
지만 성경과는 전혀 상관 없는 정의입니다. 성경에 없는 용어를 자기 임의대로
정의하고 상관도 없는 성구들을 그 근거로 제시해 놓았습니다.
‘영성’(spirituality)이라는 단어가 ‘영적(靈的)’(spiritual)이라는 형용사의 명사라고
볼 때에 성경에서 ‘영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 수 있다면 그 명사인 ‘영성’이
라는 단어의 의미도 정의될 수 있을 것입니다.
pneumatiko,j (프뉴마티코스), spiritual
헬라어로 영(靈)은 pneu/ma(프뉴마)이며 그 형용사는 pneumatiko,j(프뉴마티코스)
입니다. 프뉴마티코스는 신약성경에 모두 26회 사용됩니다. 이 중에 24회가 바울
서신에 나타나며 나머지 2회는 베드로전서에 나타납니다. 이처럼 이 표현은 거의
전적으로 바울의 용어로서 복음서들이나 사도행전, 히브리서, 야고보서, 요한서신,
유다서, 계시록에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바울서신에서도 특히 고린도전
서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15회).
우리말 성경은 거의 대부분 이 형용사를 ‘신령한’이라고 번역하며 단 2회만 ‘영
적인’이라고 번역합니다. ‘신령한’이라는 표현은 어감상 말 그대로 ‘신령한’ 느낌이
들며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모두 통일해서 ‘영적인’이라고 번역하는 것
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적’이라는 표현(형용사)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경우 사람이 아
닌 다른 것들을 언급하거나 수식하는 데에 사용됩니다(26회 중 23회). 사람에게
사용되는 경우는 3회에 불과합니다.
영적 은사(롬 1:11)
율법은 영적이다(롬 7:14)
영적인 것들(롬 15:27, 고전 2:13; 9:11; 12:1; 14:1)
영적인 음식(고전 10:3)
영적인 음료(고전 10:4)
영적인 몸(고전 15:44)
영적인 축복(엡 1:3)
영적인 노래들(엡 5:19; 골 3:16)
영적인 (세력들, 엡 6:12)
영적인 지혜와 이해(골 1:9)
영적인 집, 제사(벧전 2:5)
보는 바와 같이 성경에서 ‘영적’이라는 말이 대부분 사람이 아닌 다른 것들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그래서 위의 실례들은 ‘영적’인 사람이나 ‘영성’의 의
미를 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프뉴마티코스가 사람
에게 사용된 3구절을 통해서만 ‘영적’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고 ‘영적’이란 의미
도 알 수 있습니다.
고전 2:15 신령한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도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
고전 3:1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
고전 14:37 만일 누구든지 자기를 선지자나 혹은 신령한 자로 생각하거든 내가
너희에게 편지하는 이 글이 주의 명령인 줄 알라
위의 세 구절에서만 ‘영적’(프뉴마티코스)이라는 형용사가 사람에 대해서 사용
되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영적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곧 성
경이 말하는 영적인 사람입니다.
처음 두 구절은 고린도 교회의 ‘분파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 포함되어있습니다
(1-4장). 고린도 교회의 분파 문제는 사람들이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고 함으로써 교회에 분
쟁이 생긴 것이었습니다(1:11-12). 이러한 분파 및 분쟁의 근본 원인은 고린도 사
람들의 ‘지혜’ 추구 성향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 . .”(1:22). 그래서 그들은 지혜가 출중했던 아볼로를 높
게 평가하고 ‘아볼로 파’를 만들고 아볼로와 그의 지혜를 자랑했던 것으로 보입
니다. 아볼로를 추종하는 무리가 생겨나자 또 다른 지도자들을 추종하는 무리들
도 생겨나 서로 간에 갈등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이처럼 분파 문제를 일으킨 근본 원인에는 고린도 사람들의 ‘지혜’ 추구와 이
에 대한 자랑이 있었는데, 따라서 바울은 분파 문제를 다루며 1-4장에서만 ‘지혜
(sofi,a),’ 또는 ‘지혜로운(sofo,j)’이라는 단어를 무려 26회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
울의 논리는 십자가의 말씀과 이에 대한 선포는 세상적으로 보면 ‘어리석은’ 것
으로 보이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지혜’라는 것입니다
(1:19-24). 사실상 세상 지혜를 찾는 것이야말로 신앙에서는 미련한 것이라는 말
입니다. 바울도 대단한 지혜를 지닌 사람이지만 자신이 하나님을 선포할 때에는
‘언변이나 지혜의 아름다움’으로 하지 않았다고 선언합니다(2:1). 그래서 그리스도
인들은 세상 지혜를 추구하지 말고 하나님의 지혜를 추구해야 하는데, 하나님의
지혜를 지녀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 수 있습니다(2:12-
13).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적인 축복과 은혜는 이처럼 세상 지혜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분별될 수 있습니다(2:13).
이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음과 은혜와 영적인 축복을 세상 지혜를 추
구하는 사람은 알 수 없는데(2:14), 바울은 그러한 자들을 ‘프쉬키코스’(yuciko,j)라
고 부릅니다. 바울이 말하는 프쉬키코스는 영적인 하나님의 지혜로 하나님의 일
들을 분별하지 않고 세상 지혜로 판단하는-그래서 결국 영적인 축복을 알지 못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개역개정판은 프쉬키코스를 ‘육에 속한’이라고 번역하는데 사실 프쉬케(yuch,)가
‘육’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므로 그 형용사 프쉬키코스를 ‘육에 속한’이라고 번
역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영어 성경들은 주로 natural (man)이라고 번역하며 새번
역은 ‘자연에 속한’이라고 번역합니다. 프쉬케는 ‘숨,’ ‘목숨,’ ‘영혼’ 등 여러 가지 의
미를 담고 있어서 번역이 쉽지 않는데, 위 구절에서 하나님의 지혜가 아닌 세상
지혜를 의지해서 판단하는 자를 프쉬키코스라고 하는 것을 볼 때에, 말 그대로
세상적인 수준에서-일반 생명(목숨, 프쉬케)의 수준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쨋든 바울은 이처럼 단순한 세상적 수준에서 세상 지혜를
지니고 살아가는- 지혜를 추구한다지만 실제로는 어리석은 – 사람들을 프쉬키코
스(일반적인 수준의 판단, 적절한 번역이 없습니다)라고 하고 그와 반대되는 사람
을 프뉴마티코스(영적인 수준의 판단)라고 합니다.
바로 이렇게 하나님의 지혜로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고 분별할 수
있는 자들을 바울은 ‘영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적인 사람들은 이
처럼 하나님의 지혜를 가졌으니 모든 영적인 것들을 올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2:15).
하지만 현재 고린도 교인들은 세상 지혜를 추구하고 그러한 지혜로 영적인 판
단을 하지 못하고 세상 지혜와 언변이 뛰어난 자를 따르고 그것을 칭찬하고 있
으니 바울은 당연히 그들을 ‘영적인 자들’로 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3:1).
이처럼 고린도전서 1-4장에서 언급된 ‘영적’인 사람은 소위 경건하거나 신령하
거나 신비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 지혜를 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람들이나 하
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지혜로 판단하여 하나님이 주신 영적 축복과 은혜의 선물
들을 올바로 인식하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보다 단순히 그리고 구체적으로 고린
도 교회의 상황에서 영적인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말한다면, 세상 지혜를 지닌
지도자들을 추종해서 분파를 만드는 일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는 자들을 말합니
다.
‘영적인 사람’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세 구절 중 마지막 구절인 고린도전서 14
장 37절에서 말하고 있는 ‘영적’이라는 의미도 크게 볼 때 위에서 정의한 내용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영적인 자는 바울의 편지에서 바울이 하고 있는 명령
을 ‘주님의 명령’으로 알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를 가리킵니다. 즉, 하나님의 지
혜를 지녀서 영적인 말씀을 영적인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는 자를 말합니다.
1. ‘영성’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없다
2. ‘영적’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영적인 사람을 정의할 수도 있지만,
‘영적’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 사용된 것은 26회 중 3회뿐이다
3. ‘영적인 사람’이라는 표현은 성경전체에서 고린도전서에만 3회 나타난다
– 성경시대에 흔히 쓰이던 말이 전혀 아니다
4. 바울이 말하는 영적인 사람이란 ‘신령하거나 신비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를 지녀서 하나님의 복음과 영적인 축복을 알고
받아들이는 자를 의미한다 – 세상 지혜를 추구하지 않는 자
5. 고린도전서의 세 구절에서 볼 때에 영적인 사람이란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건한 사람’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영성(靈性, spirituality)’이라는 용어가 성경이 말하는 ‘영적(靈的, spiritual) ’이라
는 형용사의 ‘명사’이며 사람들의 어떤 상태에 대해 말하는 용어라고 한다면 영
성의 정의는 성경에 나타난 ‘영적인 사람’의 정의에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영적
인 사람’이라는 용어도 신약 전체에서 3구절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신약성경에 바울만이 고린도전서에서만 3회 사용한 용어를 기독교 신앙의 일반
용어로 사용하는 것도 어렵고, 따라서 그것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큰 의
미가 없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의 특별한 상황과 문제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이기 때문에 그와 동일한 문제를 지니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
는 말이 아니라면 그 용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며 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꼭 사용하고 싶다면 위와
같은 의미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경에 있지도 않은 단어를 만들어서 임의대로 그것을 정의하고 임
의대로 그것에 대한 신학을 제시하고(영성 신학) 또 그것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영성 훈련). 도대체 무엇이 영성이고 어떻게 영성이 풍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까?
‘영에 속한 사람’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말도 성경에 없습니다.
‘영적 성장’ 또는 ‘영적 성숙’이라는 표현도 성경에 없습니다.
성경에 없는 이런 표현들을 임의로 사용하다 보면 ‘이원론적’ 사고와 삶에 빠
질 수도 있고 신비주의적 성향으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성경이 우리에게 어떤 성장과 성숙을 해야 하는지 언급하는 구절입니
다.
(엡 4:16)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
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벧전 2:2)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
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벧후 3:18)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
서 자라 가라 영광이 이제와 영원한 날까지 그에게 있을지어다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인들이 ‘영적’으로(만) 자라야 한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영적 성장’이나 ‘영적 성숙’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습니다). 위의 말씀으로 볼 때
에 에베소서에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유기적으로 자라야 한다고 말합니
다.
베드로전서 2장 2절은 ‘너희가’(너희 영이 아닙니다) 구원에 이르도록 자란다고
(성장, 성숙) 말합니다. 이 구절에서 ‘순전하고 신령한 젖’(to. logiko.n a;dolon ga,la)
이라는 표현을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신령한 젖’(spiritual milk?)이라는 번역은 잘
못된 것입니다. 올바로 번역하면 ‘말씀의 순수한 젖’이 됩니다. 영어성경은 ‘the
pure milk of the word’로 올바로 번역합니다.
베드로전서 3장 18절도 ‘자라 가라’(auvxa,nete)는 표현이 현재 명령형 2인칭 복
수로 되어있어서, ‘너희는’ 자라 가라(You grow)는 말씀입니다. 성경 어디에도 ‘영
이 자라라’ 또는 ‘영적으로 자라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실제로 신약성경은 이원론적이거나 삼원론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
인적(全人的) 성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으로는 성숙했다고 하면서
말이나 행동은 불신자들만도 못하며 상식에도 못 미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
니다. 성경적 개념에 그런 영적 성장이란 없습니다. 성경에 없는 ‘영성,’ ‘영적 성
숙’ 등을 잘못 강조하다 보면 이와 같이 성경이 추구하지 않는 비정상적 그리스
도인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성경에 없는 용어는 만들지도 말고 사용하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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