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 신앙칼럼 > 성경용어 올바로 알기 11장 ~ 15장 (11장. ‘십자가에 못박다‘ 12장. ’복 받다‘ 13장. ’천국‘ 14장. ’그리스도의 향기‘ 15장. ’로고스와 레마‘.)

작성일 : 16-02-23 20:11

성경용어 올바로 알기 11장 ~ 15장 (11장. ‘십자가에 못박다‘ 12장. ’복 받다‘ 13장. ’천국‘ 14장. ’그리스도의 향기‘ 15장. ’로고스와 레마‘.)

글쓴이 : 별빛

<성경 용어 바로 사용하기(11장)>

11. 십자가에 못박다

우리말 성경에 ‘십자가에 못박다’라는 표현은 51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헬라어 스타우로오(stauro,w)를 번역한 것입니다.
보는 바와 같이 헬라어로는 한 개의 ‘동사’이지만
우리말은 두 단어를 사용해서 번역합니다.
십자가에 ‘못박다(못박히다)’라는 표현은 어감이 강해서 이러한 구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못박다’는 표현에 집중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 . .”
“못박혀 죽으신 하나님 어린양 믿습니다”(찬송가)

하지만 헬라어 스타우로오 자체는 ‘못’이나 ‘못박다’라는 의미를 전혀 포함하
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동사를 보다 정확히 우리말로 옮긴다면 ‘십자가 형(刑)에
처하다’ 또는 ‘십자가 처형(處刑)하다’에 해당합니다.

즉, 이 동사는 십자가형으로서 사람을 처형해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이 단어는 십자가 처형을 통한 죽음을 의미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십자가형을 집행하는 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볼 때에, 성경에서 51회 사용되는 이 단어군은 전혀 ‘못박다’(못박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않으며, 실제로 중시되는 의미는 ‘십자가’보다는 ‘처형과 죽음’입니다.
이처럼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 . .”
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십자가나 못박힘이 아니며 ‘처형과 죽음’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유대인들이 빌라도에게 예수를 십자
가에 못박으라고 요구한 것도(막 15:14) 원어상으로는 단순히 십자가형으로 죽
이라는 의미이지, ‘못박는’ 형태로 죽이라는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우리말 성경에서 십자가에 ‘못박다(못박히다)’는 표현이 나타난
51구절 중 실제로 ‘못박다’ 또는 ‘못’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사용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예수 당시에 십자가 처형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집행되었다고 보는데, 십자
가에 못 박는 처형과 밧줄로 매달아 놓는 처형이 그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못 박
는 처형으로 돌아가신 것이 분명합니다. 위의 스타우로오라는 단어에는 그런 의
미가 없지만 신약성경에 오직 2회 ‘못 자국’ 이라는 단어가 요한복음 20장 25절
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예수께서 못박는 처형으로 죽으신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타우로오를 ‘십자가에 못박다’로 번역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동사는 ‘못’이나 ‘못박힘’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십
자가처형에 의한) ‘죽음’을 강조하려고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1968년에 1세기때 십자가 처형된 남자의 뼈 일부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남자의 복숭아뼈 부근에 못이 박힌 채로 발견되었는데 그 못 박힌 각도 등을 종합
해서 당시 십자가 형의 모습을 재현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십자가처형 형태와 다른 점은….
1. 손바닥이 아니라 팔목에 못박힌 것입니다(요한복음 20장 25절에서 도마는 예
수님의 ‘손의 못 자국’에 대해 언급하는데, ‘손’을 의미하는 헬라어 케이르
[cei,r]는 ‘손’ 또는 ‘손목,’ ‘팔’ 모두를 의미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2. 둔부 아래에 받침대가 있습니다(없으면 못에만 의지해서 달려 있을 수 없습
니다)
3. 발 앞쪽으로 못 박은 것이 아니라 포개서 옆쪽으로 못박았습니다(실제로 발
굴된 뼈에 이처럼 못이 박혀 있었습니다)
‘십자가에 못박다(못박히다)’라는 표현은 성경에 한 번도 없습니다. ‘십
자가 처형하다(십자가형으로 죽다)’라고 합시다!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2장)>

12. 복 받다
우리의 전통적인 새해 인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오복(五福)’에 대해서 말합니다. 서경 주서에 나타난 오복이
란 다음과 같습니다.

書經(서경) 周書(주서) 洪範(홍범)편
(1) 수(壽) : 오래 사는 것
(2) 부(富) : 물질적 풍요
(3) 강령(康寧) :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것
(4) 유호덕(攸好德) : 도덕 지키기를 좋아
하는 것
(5) 고종명(考終命) : 제 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것

통속편(通俗編)- 민간이 원하는 것
(1) 수(壽) : 오래 사는 것
(2) 부(富) : 물질적 풍요
(3) 강령(康寧) :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것
(4) 귀(貴): 높여지고 명예롭게 되는 것
(5) 자손중다(子孫衆多): 자손이 많은 것

왼쪽 컬럼에 있는 것이 원래 오복인데 . . . 민간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것으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복을 바꾸어서 추구합니다. 일반적으로 복 많이 받으라고
할 때에 그 복이란 바로 이러한 민간의 현실적인 다섯 가지를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고 있는 복도 일반적으로 이 범주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받다’라는 표현은 우리말에서 ‘축복하다’라는 능동형 동사의 수동형에 해당
합니다. 영어의 수동형 be blessed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동형
동사로 사용되는 ‘복받다’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는 틀린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를 살펴야 합니다.

첫째, ‘복받다’라는 하나의 동사와 ‘복을 받다’(명사 + 동사)라는 표현은 다른
것입니다. ‘복받다’라는 것은 그 사람이 축복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만, ‘복을 받다’
라고 하면 ‘복’이 대상이고 그것을 받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즉, ‘복’이 하나의
객체나 대상으로서 받거나 주고, 들어오거나 나가고, 있거나 없어지는 것을 의
미하게 됩니다. ‘복을 받다’라는 식의 표현은 신약 성경에 단 1회 나타납니다(히
6:7). 하지만 이 경우도 하나님이 내리신 축복을 수용하게 된다는 의미이지, 우
리 식으로 복 자체가 객체화되는 경우는 신약성경에는 없습니다.

둘째, 축복과 관련되어 신약성경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형용사 마카리오스(maka,rioj)입니다. 신약성경에 무려 45회나 사용되며, 특히
어떤 사람을 복되다고 선언할 때는 항상 이 형용사가 사용됩니다. 가장 많이 사
용되는 단어가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라는 것은 축복이 어떤 일회적 ‘동작’에 의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어떤 ‘상태’를 가리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성경은 ‘복 선언’을 할 때에 . . .
복되다! …(상태의) 사람들! 이라는 형태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즉, 복됨은 외
부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어떤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고 있는 ‘상태’(태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된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
고, ‘복만 받으려고’합니다. 성경적으로는 ‘복된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도 정리한 바 있지만, 성경이 복되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입니다(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영에 있어서 가난한 사람 또는 가난한 사람(신앙 때문에 가난하게 된 사람)
애통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긍휼히 여기는 사람
마음이 청결한 사람
화평케 하는 사람
의를 위해 핍박을 받는 사람, 예수를 인하여 욕먹고 핍박 받는 사람
예수를 보지 못하고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요 20:29)
시험을 참는 사람(약1:12)
하나님의 말씀을 행하는 사람(눅11:28, 약1:25, 계1:13, 22:7)
깨어 있는 사람(눅12:37)
받기보다는 주는 사람(행20:3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지 말고
“새해 복된 사람(가정) 되세요!”라고 인사합시다

<성경 용어 바로 사용하기(13장)>

13. 천국

“지금 죽어도 천국 갈 확신이 있습니까?”
흔히 들어 보는 질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천국(天國)’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보통 ‘사후(死後 )에 신자들
이 가게 되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사용된 용례를 볼 때에 이런 의미
가 전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천국’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일부로서, 이러한 개념만 가지고 있다면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천
국의 현재적 의미와 책임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1. ‘천국’이라는 용어는 성경 전체에서 마태복음에만 사용됩니다.
‘천국’-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h` basilei,a tw/n ouvranw/n) 정확히 그대로 번역
하면 ‘하늘(들)의 왕국’입니다(the kingdom of heaven). 이 용어는 전적으로 마태
복음에만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즉, 다른 복음서나 사도행전, 바울의 모든 서신
들, 베드로나 야고보의 서신, 기타 서신들, 요한계시록에 이 용어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이것은 마태복음을 읽었던
마태교회에서만 이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당시 그리스도인들
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용어가 아니라 어떤 특정한 교회(그리스도인들)만 사
용했던 용어라는 것입니다.

물론 특정 그리스도인들만 사용했던 용어라고 해도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사
용한 용어로서 잘못된 용어는 아닙니다. 아주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용어는 ‘하
나님의 왕국’-헤 바실레이아 투 데우(h` basilei,a tou/ qeou/)입니다. 유대인 중심 교
회였던 마태 교회는 하나님을 직접 언급하는 것보다 하나님을 상징할 수 있는
‘하늘’로 ‘하나님’을 대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천국’이라는 표현은 유대인들
이 유대적으로 표현한 ‘하나님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자적으로 ‘하늘
왕국’을 ‘천국(天國 )’이라고 번역한 것은 이미 우리에게 사용되던 용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즉, 그것은 전문적 기독교 용어가 아닙니다. ‘하늘 왕국’은 1세기 그리
스도인들 중에서도 아주 특정한 교회에서만 사용하던 ‘전문용어’였는데,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아주 일반적인 용어로 번역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천국’
이라고 말할 때는 기독교적인 전문적 의미가 아닌 그저 사후에 사람들이 가게
될 장소라는 일반적 의미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적이며, 전문적이며, 기독교적인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해
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천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다른 용어
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천국’이란 용어가 담고 있는 일반적인 의미는
아주 오래된 것이어서 그 용어를 쓰는 한 그러한 일반적인 의미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경적으로도 ‘하늘 왕국’은 특정한 유대인 그리스도인
들이 사용하던 용어이므로, 유대인이 아닌 우리는 보다 널리 사용되던 일반적인
용어인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2. ‘하나님의 나라’도 권장할 만한 용어가 아닙니다
개역개정판은 헤 바실레이아 투 데우(h` basilei,a tou/ qeou/)를 ‘하나님 나라’라고
번역합니다. 영어는 언제나 the kingdom of God이라고 번역합니다. ‘바실레이
아’(basilei,a)는 ‘왕권’(王權), ‘왕권통치’(王權統治), ‘왕국’(王國)을 의미하는 단어입
니다. 제시된 의미에 모두 들어가는 말이 ‘왕(王 )’입니다. 헬라어로 왕은 ‘바실류
스’(basileu,j)입니다. 보다시피 두 단어가 같은 어근을 같고 있습니다. 이처럼 바
실레이아는 왕의 다스림, 왕이 다스리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 성경
의 ‘하나님의 나라’에는 ‘왕’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나라’는 국민, 영토, 주권만 있
으면 됩니다. 그것이 왕정체제이건, 독재군주체제이건, 민주체제이건 상관 없이
국민, 영토, 주권이 있으면 나라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사용된 바실레이아는 왕
이 통치하는 왕국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 왕은 하나님이십니다. 즉, 하나님의 왕
국이란 하나님이 왕으로서 통치하는 것, 그 왕국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하나님 나라’라는 불충분한 용어가 아니라 ‘하나님 왕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왕 되심과 왕으로서 다스림을 더 잘
나타내줄 것입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영어 성경은 언제나 바실레이아를 kingdom이라
고 번역하는데, kingdom은 우리말로 ‘나라’라고 번역 될 수 없습니다. 영어에도
‘king’이라는 어근이 들어있다시피 . . kingdom은 ‘왕국’이지 ‘나라’(nation)가 아
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용어만 사용하면 이 또한 의미가 지나치게 장
소에 국한될 수 있습니다. 성경 헬라어의 가장 권위 있는 사전(BDAG)에서 ‘바실
레이아’를 찾아보면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요약).

BDAG
1. the act of ruling
a. gener. kingship, royal power,
royal rule
b. esp. of God’s rule the royal reign
of God
2. territory ruled by a king, kingdom
번역

1. 통치 행위
a. 일반적으로, 왕위, 왕권, 왕권통치
b. 특히, 하나님의 왕권통치
2. 왕이 통치하는 영역, 왕국
보는 바와 같이, 바실레이아의 첫 번째 의미는 왕권통치 자체이며, 두 번째
의미가 장소나 영역을 나타내는 왕국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용어
와 함께 ‘하나님의 (왕권)통치’라는 용어도 사용해야 합니다. 두 가지를 다 사용
해야 하니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용어를 사용
하되, ‘장소’의 의미로만 사용하지 말고 ‘통치’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더 많다
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용해야 합니다. 글로 쓸 때는 ‘하나님의 왕권통치/왕국’
이라고 병행해서 쓰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알고 계시겠지만,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잘 나타나 있듯이 하나
님의 왕권통치/왕국은 씨가 밭에 뿌려질 때부터 시작되어 여러 가지 방해 요인
을 이겨내고 나중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으로 결말이 납니다. 그것은 그리스
도를 믿는 사람들 안에 그들을 통해 현재 시작된 하나님의 왕으로서의 다스림
으로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어려움과 방해가 있어도 이겨내고 ‘말씀을 굳게
잡아(듣고 지키어)’(눅8:15) 인내로써 결실함으로써 결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
으로써 하나님의 왕권통치는 완성될 것입니다.

천국이 사후에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현재를 천국
처럼 살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왕권통치는 지금 우리를 통해 세상에 이루어져야
하며 완성 되어 가야 합니다.
‘천국’이라고 하지 말고
‘하나님의 왕국/왕권통치’라고 합시다!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4장)>

14. 그리스도의 향기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향기 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너는 그리스도의 향기’이므로 너를 통해 생명, 사랑, 기쁨이 사람들에게 흘러가도
록 해야 한다는 노랫말입니다. 물론 이 가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비성경
적이거나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용어는 전
혀 다른 문맥에서 다른 의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용어는 바울이 자신과, 자신과 함께 한 사역자들
에게 사용한 말입니다.
‘향기’(헬라어, 유오디아, euvwdi,a)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 모두 3회만 사용됩니다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1) 고린도후서 2장 15절: 바울이 자신과 동역자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향기’
라고 합니다.
(2) 에베소서 5장 2절: 그리스도를 ‘향기’라고 합니다.
(3) 빌립보서 4장 18절: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을 도우려고 보낸 물질을 ‘향기’라
고 합니다.
이와 같이 한 번도 일반 그리스도인들을 ‘향기’라고 하거나 그들에게 향기가 되어
야 한다는 교훈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반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향기’라는 단어를 잘 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2. 여기서 ‘향기’는 ‘(희생)제물’을 태우는 냄새입니다(꽃 향기나 향수가 아닙니다)
신약성경에 세 번 나타나는 ‘향기’라는 단어는 두 번 ‘희생 제물’(sacrifice)이라는
단어와 함께 나타납니다(엡 5:2; 빌 4:18).
에베소서 5장 2절은 예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기 자신을 향기나는 예물과 제물로
드리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향기는 구약 제사의 배경에서 온 말입니다.
구약성경(70인역)에서 이 단어는 51회나 사용되는데, 전적으로 제물의 태우는
냄새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출 29:18) 그 숫양 전부를 제단 위에 불사르라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번제요
이는 향기로운 냄새니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즉, 향기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번제를 태우는 냄새를 가리킵니다. 제물을 태
우는 냄새가 향기로울 수 없겠지만,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것이기 때문에 향
기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와 같은, 꽃 향기나 향수 또는 향유의 향기를 의미하는
단어는 헬라어로 다른 단어입니다. 그것은 아로마(a;rwma)로서 구약에서 주로 아
가서에 많이 나타납니다:

'기름이 향기로워'(아 1:13), '남풍아 오라 나의 동산에 불어서 향기를 날리라'(아
4:16), '향기로운 꽃밭'(아 5:13; 6:2), '향기로운 산'(아 8:14).
신약에서는 예수의 장례를 준비한 여인들이 ‘향품’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아로마입니다(막 16:1). 이처럼 헬라어 유오디아는 희생제물 태우는 냄새(향기)를
아로마는 꽃 향기나 향유의 향기와 같은 좋은 냄새를 의미합니다.
에베소서 5장 2절: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
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이 구절은 분명히 위와 같은 구약적 배경을 보여 줍
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려서 향기를 냈다는 말입니다. 즉, 향기는
희생되어 제물로 바쳐진 ‘희생’의 향기입니다.

빌립보서 4장 18절에서는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이 자신을 물질로 도왔는데, 그
러한 물질과 물질적 도움은 자신을 도왔다기 보다는 하나님께 드려진 향기의 희
생 제물이었다고 말합니다.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은 삶이었을 텐데, 바울의 고난
의 사역에 동참하는 마음으로(빌 4:14) 바울을 도운 그 것은 일종의 희생 제사였
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이 문맥에서도 ‘향기’는 희생적 드림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그래서 이 물질을 향기로운 ‘제물’이라고 표현합니다(빌
4:18).

고린도후서 2장 15절에서는 바울이 ‘제물’을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그리스
도의 향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용어는 유오디아로서 언제나 희생제물 태우는
냄새를 의미합니다. 고린도후서는 전체적으로 ‘바울의 사도권’ 문제와 가난한 교회
를 위한 ‘모금’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2장 14절 – 3장 6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의 성격에 대해 말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바울은 자신과 같은 사도(사역
자)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의 냄새를 내는 향기로서 영적인 생사를 나눌 수 있
는 엄청나게 귀하고 중요한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고후 2:16).
그런데 바울은 고린도후서 11장에서 그렇게 엄청난 사역을 하는 자신이 참 사도라는
증거는 자신이 죽을 고비도 수 없이 겪은 수많은 고난들이라고 말합니다(11:23-30).

제가 말하려는 것은, 바울이 여기서 자신들을 ‘향기’라고 했는데, 이것은 ‘꽃 향기’나
‘향수’의 향기와 같은 단지 좋은 냄새를 의미하지 않고 ‘희생 제물’을 죽이고 태워서
하나님께 바쳐서 나오는 냄새를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향기’라는 단어의 용례나 고린도후서의 문맥에서 볼 때에 이것은 분명합니다.
사도직이란 바로 그렇게 고난과 희생을 통해서 자신들을 태워 바쳐서 냄새를 내
는 직분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특별히 그렇게 부르심을 받고 선택된 사도들의
삶입니다. 바울은 누구나 다 자신과 같은 사도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습니
다. 사도직의 고난은 사도들에게 해당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 이런 생각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고전 4:8-13) 8 너희가 이미 배 부르며 이미 풍성하며 우리 없이도 왕이 되었
도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왕 노릇 하기 위하여 참으로 너희가 왕이 되기를 원
하노라
9 내가 생각하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된 자 같이
끄트머리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10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으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나 우리는 비천하여
11 바로 이 시각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고
12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박해를 받은즉 참고
13 비방을 받은즉 권면하니 우리가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었도다

정리하자면, 바울이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말할 때, 향기란 희생제물
을 태워서 나는 냄새를 말하는 것으로서, 고난과 희생을 통해 자신들을 바치는 사
도들의 삶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 이러한 고난의 사도직을 맡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용어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고난과 희생’으로 자신을 태워 바치는 냄새의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바울은 모두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단순한 꽃 향기나 향수의 향기가 아니라 자신을 태우
는 향기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고 싶은 사람은 바울이나 예수님처
럼 자신을 고난에 바쳐서 태워서 그 냄새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성경 용어 올바로 사용하기(15장)>

15. 로고스와 레마

‘레마’는 나에게 주신 말씀?
우리는 보통 ‘말씀’을 의미하는 로고스(lo,goj)와 레마(r`h/ma)가 의미상 차이가 있으
며, 특히 레마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의미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정말
성경은 이 두 단어에 차별을 두며 레마는 그러한 특별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신약성경에 레마는 22회 사용됩니다(로고스는 68회). 레마는 주로 ‘말해
진’(spoken) 말(씀)을 의미하며 말씀으로 사용된 경우 거의 대부분 ‘기록된’ 말(씀)
이 아닌 ‘말해진’ 말(씀)을 가리키는 데에 사용됩니다. 이 단어가 기록된 말씀을 가
리키는 경우에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라는 의미에 중점을 두고 있
는 것으로 보입니다(엡 6:17; 히 6:5)

1. 레마는 하나님이나 사람의 말(씀)을 가리킵니다.
즉, 레마는 하나님이나 예수님의 말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서 하신 것이든지 혹은 사람이 말한 것이든지 그저 일반적인 의미의 말(씀)을 의
미합니다.

(1) 레마가 하나님이나 예수님께 사용된 경우
복음서에서는 누가복음만 이 단어를 하나님 말씀에 사용하는데 주로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천사를 통해 예고하신 일에 사용됩니다. 요한복음에는 레마가 사용되
지 않습니다. 서신서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나님 말씀 전체를 가리키는 데에 사용됩
니다(엡 6:17; 히 6:5; 벧전 1:25). 이처럼 어떤 특정인에게 주신 특별한 말씀을 가
리키는 특별 용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사용된 경우는 대부분 제자들에게 하신 가르침을 의미하며, 빌
라도의 심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을 가리키는 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마 27:14).
역시 특별한 개인에게 하신 특별한 말씀을 가리키는 특별 용어라고 할 수 없습니
다.

(2) 레마는 일반 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리키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그것도 유익하거나 의미 있는 말과 같이 긍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도 아닙
니다. 그것은 ‘무익한 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마 12:36). 또한 사람들이 하는 ‘증
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마 18:16; 고후 13:1). 이처럼 일반 사람들의 말을 가리키
는 경우에도 어떤 특별한 신앙적인 의미는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2. 레마는 아예 ‘말(씀)’을 의미하지 않고 어떤 ‘사건’이나 ‘일’을 의미하
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누가복음 2장 15절과 사도행전 10장 37절에서 이 용어는 사건을 의미합니다.
(눅 2:15, 개정)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
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 이루어진 일(to. r`h/ma)을 보자 하고
(행 10:37, 개정) 곧 요한이 그 침례를 반포한 후에 갈릴리에서 시작하여 온 유대
에 두루 전파된 그것을(일을, r`h/ma) 너희도 알거니와

누가복음 1장 37절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o[ti ouvk avdunath,sei para.
tou/ qeou/ pa/n r`h/maÅ). 개역개정판은 pa/n r`h/ma를 ‘모든 말씀’으로 번역하지만 모든 영어성경과 우리말 다른 번역들은 이 표현을 ‘모든 일’로 번역합니다.
살펴 본 바와 같이 레마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특별한 말씀’을 의미
한다는 견해는 완전히 틀린 것입니다. 레마는 로고스와 구분 없이 그저
하나님이나 사람의 말(씀)을 의미합니다. 레마는 또한 때로는 ‘일’이나
‘사건’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로고스와 레마는 ‘말(씀)’을 의미할 때에 어떤 차이도 없습니다. ‘말(씀)’을 의미하지
않는 다른 경우, 로고스는 ‘이성,’ ‘근거,’ ‘설명,’ ‘원리’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레마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건’(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