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7-13 09:02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 충남대 명예교수 임종석
 글쓴이 : 안타레스
조회 : 560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 충남대 명예교수 임종석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가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박원순,
그는 인권과 사회개혁에 크고도 또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서울대 법대 1학년 때 유신반대시위 가담으로 투옥, 대학은 제적됐고,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 후 사시에 합격, 검사가 됐으나
1년 만에 그만두고 인권변호사가 되어 약자 변론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참여연대를 설립하여
반부패, 정치개혁, 재벌개혁에 매진하는가 하면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으로
영역을 넓혀 지칠 줄 모르고 시민운동에 열성을 다했다.
정치적으로도 역량을 보여
서울시장에 내리 3선을 이뤄내는가 하면
한때는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처럼 눈부신 활약과 업적으로도
성추행이라고 하는 범죄행위를 상쇄할 수도, 덮을 수도 없다.
비난받고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미 고인이 된 이를 비난한다 해서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득이 되는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 때의 교훈은 입으로 떠들기 전에
이미 사건을 접했을 때 내면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망자를 욕하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저하시킬 뿐이다. 

그의 죽음을 무책임한 것이라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또한 한 치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해서
자기가 자기를 살해하는
엄연히 살인행위인 자살의 죄가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비난한다 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가.
비난하는 자신을 매정한 인간으로 만들뿐이다.
비난하지 않는다 해서 자살을 옳다 할 사람은 없다.

우리는 비난하기 전에
먼저 당사자의 아픔부터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박 전 시장이 왜 그 같은 선택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성추행이라는 부끄러운 행위가
자신이 평생을 쌓아온 됨됨이를 여지없이 허물어뜨린 데에 대한
아픔이 컸을 것이라는 것만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떤 사람은 사회적 지위를 자신의 명예라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부를 그리 생각한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인격을 명예로 생각한다.
그런데 인격을 명예로 생각하는,
됨됨이를 영예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무너졌을 때 가장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다가 그 고통의 무게가 너무도 심해
견딜 수가 없으면 극단의 길을 택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길을 선택한 이들을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며 추모하는 것을 보아왔다.
사랑 받을만한 사람이기에 옳지 못한 선택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박원순,
그는 못 다한 인생의 끝자락에서
천인이 공노할 범죄를 두 번이나 저질렀다.
성추행에 스스로를 살해한 살인,
둘 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범죄이다.

그러나 사자에 대한 죄를 물을 수 있는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다.
우리는 그의 명복을 빌어 주면 된다.
그것이 우리 자신을 위하는 것이고,
떠난 사람도 위한 것이다.

이제 비난으로 망자를 부관참시하는 것 같은 일은 삼가자.
그렇지 않아도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은 하지 말자.
더더욱 삼갈 일은 피해자에 대한 비난이다.

피해자는 박 시장의 죽음으로
얼마나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을지도 헤아려 볼 일이다.
피해자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있다면 약자라는 현실뿐이다.
신상을 털어 공격하는 일은 말아야 한다.
그러는 것은 박 전 시장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욕되게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남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는 남을 보는 데엔 익숙하나 자신을 보는 데에는 서툴다.
서툴다기보다 자신의 내면에 관해서는 무관심할 때가 많다.
그게 단점, 약점에 이르면
남에 대해선 힐난이 푸짐해지나,
자기의 그런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마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는 특히 강한 면 우수한 면이 있는가 하면,
특별히 약한 면 열등한 면도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은 아마 이번에 문제가 된 그 점이
특히 취약한 점이 아니었을까 하는데,
어떨까.

나에게는 어떠한 면이 됐건 그런 취약점은 없을까.
이번에 문제가 된 그런 면에서 내가
박 전 시장보다 낫다고 해서 총체적인 됨됨이도 나은 것일까.

인간사회의 많은 문제점은
사람들 저마다의 자기성찰 부족에서 온다.
남은 확대경을 들이대고 들여다보는데,
자기의 내면은 눈여겨 볼 생각조차 하지 않다보니
남은 항상 나쁘고 나는 언제나 나쁜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자기 눈 속의 들보는 의식도 되지 않는데,
남의 눈 속의 티는 들보로 보이는 것이다.
자기성찰이 남의 눈 속의 티도 빼게 하고
나의 눈 속의 들보도 빼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이유이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요8:7)

                              - 충남대 명예교수 임종석

공주아빠 20-07-14 21:28
 
저 또한 짧게나마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마음을 아프게 한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되돌아 보게됩니다.  마지막 성경구절의 한 문장이 제 가슴에 돌을 던지는 기분이 들어 이 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훈훈 20-07-18 21:18
 
목사님 글을 읽으며 저 또한 다른이들의 문제에만 관심이 많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늘 부터라도 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아 보아야 겠습니다.
윤지 20-07-20 16:23
 
쉽게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오만으로 색안경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감히 남을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만이 아실 것 입니다.
유진짱 20-07-22 09:33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남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는 남을 보는 데엔 익숙하나 자신을 보는 데에는 서툴다.
서툴다기보다 자신의 내면에 관해서는 무관심할 때가 많다. "

저 자신의 내면을 평소 잘 살피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내 자신도 잘 모르는데, 남은 얼마나 안다고 남에 대해 얘기하는 건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한 번 생각이 듭니다.
이다영 20-07-22 19:4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남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기 성찰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영미 20-07-26 01:08
 
결과에 대한 비난에 앞서
그가 그동안 행한 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한 것,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 말할 수는 있지만
고인이 된 사람에게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삼가해야됨이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남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보단 내 자신은 결코 부끄러움이 없는지 먼저
생각해 보면서 자기성찰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봅니다.
두필님 20-07-28 23:10
 
항상 저자신을 들여다 보고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피아 20-07-29 10:45
 
자기 눈 속의 들보는 의식도 되지 않는데, 남의 눈 속의 티는 들보로 보이는 것이다 라는 말씀처럼 저또한 같은 실수를 범할 때가 많음을 알고 반성하게 됩니다.
봄날 20-07-31 22:49
 
저 또한 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기에 타인을 판단하는 것은 참 부끄럽습니다.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돌보는 것이 마땅합니다.
규연애비 20-08-20 17:39
 
우물안 개구리처럼 제가 부족한걸 보기보다는 남의 허물에 대해서만 의식하고 다른이에게 상처를 주었던것들이 이글을 보면서 느끼게됩니다.
남의 허물을 캐내고 비판하기보다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주었던 피해들을 다시한번 되돌아 보고 조심있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병옥 20-08-20 20:12
 
제 사진을 들어다 보며 부족한 부분을 잘알기에 타인을 판단보다 반성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